[이달의 ERT]Ep.01 '죽어야 끝나는 전쟁' 간병 돌봄


간혹 뉴스에서 오랜 간병에 지친 가족이

환자를 살해했다는 비극적인 소식,

한번쯤 들어보셨을텐데요.


이러한 '간병 살인'으로 해마다 약 16명이 목숨을 잃곤 합니다.

‘죽어야 끝이 나는 전쟁’이라고 불리는 간병 돌봄.


높은 간병비와 부족한 지원으로 인해

소아암을 겪고 있는 어린 아이부터

일찍 가족을 돌보게 된 청소년,

나아가 남편과 아내를 홀로 돌보는 노인까지.


이렇게 간병 돌봄의 문제는

어느 한 세대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ERT 신기업가정신협의회는 ‘가정의 달’인 5월을 맞아

국내 간병 돌봄의 현황과 이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 문제를 짚어보며,

기업 차원에서 어떤 지원이 이뤄질 수 있는지

사례를 통해 살펴보고자 하는데요.


나아가 ERT와 멤버사가 함께 준비하고 있는

간병 돌봄을 위한 프로젝트 이야기도 준비했습니다.


오늘은 그 첫번째 이야기로

간병 돌봄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 문제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고자 합니다.




1. 첫번째 문제: 높은 간병비 부담



개인 간병인을 고용할 때 한 달 평균 간병비는 약 370만 원에 이릅니다.

2022년 전체 사적 간병비 부담액이 약 10조 원으로 추정되기도 했는데요.

그만큼 간병비에 대한 부담은 모든 간병 가족의 가장 어려운 숙제입니다.


장기적으로 간병 돌봄이 필요한 경우에는,

병원비보다 부담스러운 간병비 때문에 직장을 그만두고

직접 가족을 간병을 하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만 45~69세 중장년 중 절반 이상이 가족 돌봄으로 인해

일상생활과 회사업무에 심각한 지장이 초래됐다고 말하며,

심지어는 직장을 그만두는 비율도 20% 이상으로 조사되고 있습니다.


높은 간병비를 부담하거나, 간병비와 일상을 바꾸거나.

돌봄이 필요한 가족이 있는 사람들은 어려운 선택지에 놓여있습니다.



2. 두번째 문제: 들어보셨나요? '영케어러'



가족돌봄청년, 이른바 ‘영케어러’

중증질환이나 장애 등으로 간병이 필요한

가족의 돌봄과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13~34세 아동과 청년을 말합니다.


대부분의 가족돌봄청년은 의지와 상관없이

간병의 상황에 직면하게 되는데요.


미래를 준비하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자리를 잡

 중요한 시기에 있는 돌봄 청년들

가사 노동, 병원 동행 등을 하며 많은 시간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가사활동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가족돌봄청년의 비율은 약 35%로 조사되기도 했는데요.

이러한 계속되는 돌봄 노동은 가족돌봄청년의 학업 수행능력과

신체, 정서 발달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칩니다.


가족돌봄청년은 고군분투하지만 쉽게 인지되지 못한다는 점에서

‘잊힌 최전선’에 비유되기도 합니다.

이처럼 가족돌봄청년의 기본적인 실태도

제대로 파악되지 못하고 있는데요.


아동·청소년이 조부모에게 위탁될 때

고령 보호자의 건강 악화 가능성을 감안해

잠재적 가족돌봄청년으로 분류하지만

아직 그 발굴 시스템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았고,

보호자가 동의하지 않거나 심리적인 이유로

만나는 것조차 쉽지 않은 현실입니다.



3. 세번쨰 문제: 소아암 환자 가족이 놓인 현실



의료 인력의 수도권 집중 등으로 인한

지방 의료 인력 부족과 공공의료 인프라 부족 문제

의료 공백과 의료 서비스 격차 확대로 이어지면서

지역 간 건강 불평등 및 국가 의료 체계에 대한 신뢰 붕괴라는

위기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해마다 1,300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하는 소아암의 경우,

전국 소아암 전문의는 69명 중 43명이 수도권에 근무하고 있기 때문에

환아와 가족들은 치료를 위해 매번 긴 거리를 이동해야 하며,

오랜 치료 기간 중 병원비뿐만 아니라

부수적인 교통과 숙박 비용까지 부담해야 합니다.


대형병원 인근 ‘환자방’으로 불리는 환자 대상 숙소의

한달 숙박비는 최소 60만 원에서 많게는 200만 원에 이르는데요.


특히 면역력이 약한 아이도 쉴 수 있는

위생적인 공간을 찾는 데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지방 소아암 환아와 간병 가족들은 질병으로 인한 아픔에 더해

인프라의 부족으로 인한 더욱 큰 부담을 짊어지고 있습니다.




‘간병 지옥’, ‘간병 디스토피아’라고 불리는 대한민국은

이처럼 여러 간병·돌봄 관련 문제가 있음에도

실질적인 해결 방안이나 지원 제도가 부족한 현실입니다.

누구에게든 언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사회의 더 많은 관심과 기업의 더욱 다양한 지원이 필요합니다.


이에 ERT신기업가정신협의회는 멤버사와 협력해

가족돌봄청년, 소아암 환자 돌봄 가족 등 간병·돌봄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 사업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다음 이야기에서는 간병 돌봄 지원을 위해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진행한 가족간병에 대한 인식조사를 통해

국내 간병 환경의 현실을 더욱 자세히 준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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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ERT